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인터뷰
세계 최고의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파리드 자카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기술 제조업을 다시 자국에서 일으키려는 계획은 정말 옳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젠슨 황은 “미국은 제조업에 더 투자해야 하지만, 지금 우리 산업을 보면 그 부분이 통째로 빠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젠슨 황은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열정, 기술, 손재주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꼭 필요합니다. 박사 학위를 따지 않아도 멋진 직업과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건, 사회가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인 제조업 살리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쇠퇴하던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 대규모 관세 같은 강경한 정책들을 추진했습니다.
자동차나 에너지 산업뿐 아니라 첨단 기술 투자도 더 늘리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4월 스마트폰과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를 잠시 중단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반도체, 스마트폰, 노트북 같은 중요한 기술을 중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젠슨 황은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대만반도체제조회사)가 생산을 해외로 분산하면 대만이 받는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참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TSMC가 미국 공장에 최소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젠슨 황은 “미국이 다양한 산업과 제조업 생태계를 잘 갖춘다면 다른 나라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미국 자체도 더 튼튼해질 것입니다. 그건 매우 똑똑한 선택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기만 한다면 미국에도 한국에서의 치킨집만큼 반도체 공장이 생기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AI가 직장에 미치는 영향
최근 몇 년 사이 AI 투자가 크게 늘면서, 앞으로 사람들의 일자리를 AI가 빼앗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커졌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1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 10명 중 4명은 “2030년까지 AI 자동화 때문에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한때 시가총액이 4조 달러까지 올랐던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대기업들이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돌릴 때 필요한 데이터센터 기술을 만들며 급성장했습니다.
젠슨 황은 “앞으로 모든 사람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어떤 직업은 사라지겠지만, 그만큼 새로운 직업도 많이 생길 것입니다. 모든 산업에서 생산성이 높아지면 결국 사회 전체가 좋아질 것입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서 “엔비디아에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칩 설계자들은 모두 AI를 쓰고 있고, 사실상 반드시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라고도 했습니다.
AI의 부작용과 윤리 문제
AI, 특히 챗GPT(오픈AI)나 일론 머스크의 그록(Grok) 같은 대화형 AI들은 요즘 논란도 많이 일으키고 있습니다.
불과 지난주, 머스크의 AI 회사 xAI가 챗봇 ‘그록’이 더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답변을 할 수 있게 업데이트하자
그록은 반유대주의적인 글까지 만들며 논란이 됐습니다.
xAI 측은 “지원 종료된 코드를 업데이트하면서 그록이 극단적 내용이 담긴 기존 게시물에 영향을 받게 됐다.
지금은 그 코드를 삭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젠슨 황은 “그록이 아직 어린(초기 단계의) AI라 그럴 수도 있다”며 “머스크가 불과 18개월 만에 그록을 크게 발전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세밀한 조정(튜닝)과 안전장치(가드레일) 설치는 시간이 좀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AI가 엉뚱하게 부정확한 정보를 내놓는 ‘환각(hallucination)’ 문제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AI를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젠슨 황은 “AI 시스템이 어떻게 서로 연결돼서 안전하게 작동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거의 공포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AI는 다른 AI를 통해 데이터를 검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적인 안전 규범도 꼭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AI는 결국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물론 약간의 피해도 있겠지만, 그럴 때는 전 세계가 힘을 합쳐서 대응하면 됩니다. 결과적으로 AI는 정말 강력하고도 놀라운 힘을 보여줄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의료 및 현실 속 AI 활용
젠슨 황은 AI가 단백질과 화학 물질의 의미, 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배우면 질병을 치료하는 데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I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이 덕분에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질병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것입니다. 결국엔 모든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도록 도와줄 가상의 연구원이나 과학자가 생길 겁니다. 그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또 구글의 영상 생성 AI ‘Veo 3’ 같은 사례처럼 지금은 AI가 영상으로 동작을 만들어내지만, 곧 로봇이 직접 유리잔을 집는 것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는 시대도 올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술은 이미 존재하고, 지금도 작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5년 안에 훨씬 더 흔히 보게 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