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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 지출은 감소하고 상품 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by focus-best 2025. 7. 17.

여행 지출 감소, 상품 가격 상승의 이미지

미국 도매 물가 상승 멈춤, 하지만 물가 압력은 여전

 

미국의 6월 도매 물가(Producer Price Index, PPI)는 5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습니다.

즉, 한 달 전보다 평균 생산자 가격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았다는 뜻입니다.

연간 상승률도 2.3%로 둔화되었는데요, 작년 같은 시기에 물가가 더 많이 올랐던 ‘기저 효과’ 덕분에 수치가 낮아 보인 부분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예상했던 건 한 달에 0.2%, 연간 2.5% 정도 오르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낮게 나와서 ‘생각보다 괜찮은 결과’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다만, 이런 안정적인 수치 뒤에는 여행, 호텔 같은 서비스 가격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 숨어 있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관세 때문에 제조업 제품 가격은 오르지만, 전반적인 수요가 약해서 물가 전반 상승은 억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관세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물건에 매기는 추가 세금인데, 이게 비용을 올려서 물가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여행·서비스 가격이 물가 상승을 가려

 

이번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점은 항공권과 숙박비 같은 서비스 가격이 많이 내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항공 여객 서비스는 2.7%나 하락했고, 호텔·모텔 숙박비도 4.1%나 떨어졌습니다.

 

왜 이럴까요? 전문가들은 “국제 여행객들이 미국 방문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여행을 덜 오니 항공사나 호텔이 손님을 끌기 위해 가격을 내린 거죠.

 

이렇게 여행과 레저 관련 가격이 내려가면 전반적인 서비스 물가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다른 물가 상승을 ‘가려버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여행, 레저, 외식 등은 소비자들이 돈을 조금만 아껴도 바로 영향을 받는 분야라 경제 불확실성이 크면 먼저 지갑을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쉽게 말하면, "여행 안 가니까 비행기 값, 호텔값 싸졌는데, 그 덕에 물가가 안 오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품 가격은 오르고 있는데, 기업은 마진이 줄어

서비스 가격이 내려가서 전체 PPI 상승이 억제된 반면, ‘상품(물건)’ 가격은 오르고 있습니다.

완제품 소비재 가격은 5월에 0.3% 올랐는데, 6월에는 0.4%로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무역 서비스(도매·소매업체가 붙이는 이윤)는 변화가 없었는데, 이건 기업들이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관세 같은 비용이 늘어도 소비자에게 다 전가하지 못하고 스스로 부담하고 있는 셈이죠.

 

전문가들은 “이런 마진 압박이 심해지면 언젠가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합니다.

당장은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민감해 기업이 조심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부담이 소비자 쪽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유하자면, 햄버거 가게가 재료비가 오르는데도 가격을 못 올리고 버티다가 언젠가는 ‘죄송하지만 가격을 인상하게 되었습니다’라고 공지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거죠.

 

 

앞으로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

 

PPI는 생산자 단계의 물가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뒤 소비자들이 마주할 물가 변화를 예측하는 데 쓰입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 가격 하락이 일시적일 수 있고, 상품 가격 상승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견디다 못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물가(CPI)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즉, 겉으로는 ‘도매 물가 상승 멈춤!’이라는 좋은 소식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격 인상 압력이 숨어 있는 셈입니다.

 

이런 걸 경제학자들은 ‘헤드 페이크(head fak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농구에서 페이크 동작으로 상대를 속이듯이, 지표가 좋아 보여도 속사정은 다를 수 있다는 뜻이지요.